힘들고 어려워도 개혁은 재미있게!
이번 이야기는 <협치>입니다. 이야기는 공동자산입니다. 우리 모두의 머릿속에는 이솝우화나 그림동화처럼 모두가 알고 있는 <원형의 어떤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렵고 복잡한 사인들을 길게 설명할 필요 없이 이야기를 함으로써 쉽게 사안을 이해하는데 이야기는 효과적입니다.
우리에게 없는 정치적 이야기가 혹은 이야기 유산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특히 <협치>가 없다고 하겠습니다.
함께 나눌 이야기도 없고, 이야기가 없으니 머릿속에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상상할 수 없으니, 행동할 수 없습니다.
지금 이시대의 시대정신은 무엇일까요?저는 협치(協治)라고 생각합니다. 협치는 사실 쉬운 개념이 아닙니다. 그리고 공통으로 사용할 이야기 자산도 없습니다.
한 정치가와 그를 정점으로 한 특정한 정치세력이 독주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계층이 정치에 참여하고, 그 과정에서 최대한의 사회적 시너지를 이루는 것이 협치입니다. 공동정부일수도 있고, 연합정부일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 집권 사례에서 진정한 의미의 협치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97년 국민의 정부를 출범시킨 DJT 연대는 최고 정파 지도자들끼리의 합의에서 이루어졌고, 실제로 그 협치의 형성에 국민이 기여한 바도 없습니다. 지도자들의 고독하고 단호한 결단(?)으로 이루어진 행위이기에 그 성공과 실패의 과정에서 국민들이 뭔가 배웠다고 할 수가 없는 것이지요. 2002년 노무현 – 정몽준 사례는 여론조사 방식이라는 단일화 과정을 통해 국민들이 협치의 형성 과정에 참여했습니다만, 정몽준의 돌연한 파기로 협치정부가 구성되는 데는 실패했기 때문에 협치의 성공사례라고 볼 수 없습니다. 심지어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 발언>도 어떤 의미에서는 협치 시도이지만, 진보와 보수 진영 모두에서 공격받고 정치적 타격만 입었던 사례입니다.
협치는 왜 이렇게 어려울까?우리 정치에서 협치가 어려운 것은 지금 시대에 적합한 협치의 사례도 없고, 협치가 성공한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협치를 위해서 어느 한 정파나 개인이 양보한다고 하면 그저 이용만 당한다고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협치가 아니라, 독치 (獨治 - 이후로는 혼자서만 지배한다는 의미로 쓰이게 됩니다)를 하면 유리한 정치세력들이 협치를 비판하는 메시지나 사례들을 마구 퍼트립니다. 이미 위에서처럼 실패한 사례들이 너무나 많으니까, 그 상처를 환기시키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다 먹는 공용우물에 독을 타는 거지요. 예를 들어
- 권력을 절대 나눌 수 없는 것이다.
- XX 정당과 OO 정당이 연대하는 것은 야합이고 권력 나눠먹기다.
- 나는 OOO 당 지지자인데 (실제로 그 당이 아니라 반대당 지지자면서) XXX당의 누구누구는 완전 쓰레기다.
완벽한 신뢰가 아니면 협치를 성공시키기 어려운데,
협치를 반대하는 세력들이 움직이기 좋은 공간에서 협치의 불가능성을 난리를 치면서 방해를 합니다.
실제 사례로 제 블로그에서 자기가 야당인 통합민주당의 당원이라면서 문재인에 대해 댓글을 단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글을 쓰고 있는 2012년 3월 현재 통합민주당이라는 당은 없습니다. 민주통합당이지요. 자기가 소속된 당의 이름도 제대로 모르면서, 민주당의 당원이나 지지자라고 하는 사람, 통합진보당의 당원이나 지지자라고 하는 사람, 양대 정당의 정치인을 근거 없이 비판하는 사람들이 넘쳐납니다.
지금까지 적절한 경험도 없는데, 주요한 스피커들이 협치를 비판하고 훼방 놓고 이간질하기 위해서 온갖 난리를 치니까, 침묵하는 다수 평범한 사람들은 협치를 받아들이기 참 어렵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협치를 해야 합니다. 협치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입니다. 생존이 불가능합니다. 특히 20대를 위해서 더욱 그렇습니다.
20대의 삶을 위해서 협치는 성공해야 한다. 20대의 삶은 아주 약불에 끓고 있는 냄비속의 개구리 같은 절망입니다. 천천히 죽어가지요.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가능성 있는 일자리가 없습니다. 당장의 생계를 위해서 비정규직 인생을 당장 살고 있습니다. 서서히 소중한 청춘이 말라가고 있음을 그들은 압니다. 5년 10년 후면 그들은 제대로 된 사회적 캐리어를 갖추지 못한 30대가 됩니다.
이명박과 박근혜의 새누리당에 진절머리를 치면서도 20대가 문재인의 민주당으로 완전히 넘어오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어떤 이는 종북주의 때문이라느니,
어떤 이는 민주당이 여당일 때와 야당일 때 정책 말 바꾸기를 하기 때문이라느니
라고 진단합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 그런 것은 아주 사소합니다.
북한의 딜레마는 우리가 끌어안고 갈 수밖에 없는 거대한 민족적 모순이고,
집권의 딜레마도 급변하는 글로벌 단위의 정세 변화와 개인들의 인생 변화 속에서 하나의 정책만 영원히 붙잡고 살수는 없기 때문에 감수해야 하는 상식적 모순일 뿐입니다.
지금의 20대는 겨우 그런 정치적 이유 때문에 민주당으로 스윙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새누리당에 절망하면서도, 민주당과 협치 할 길을 찾지 못해서 고민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이 생각하는 정치참여의 상태는 <안철수 모드>입니다.
그들은 안보정책에서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이고 경제정책에서는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안철수가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극대화시켜줄 포지션임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정치판에 뛰어들어 자신들의 모순을 해결해주다가 안철수가 만신창이가 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 망설임. 잠재력을 유지하고 있으면서 결정적 순간에 20대의 지분을 최대화 할 수 있는 정치세력과 연대하기를 바라는 마음.
이것이 모두 복합되어 아직까지도 꺼지지 않고 있는 안철수에 대한 지지심리를 이루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것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너희 겁쟁이라고 비판하지 말아야 된다고 확신합니다. 우격다짐으로 야 니네 박근혜나 문재인 어느 쪽이야 라고 윽박질러서는 안 됩니다. 지금 이 순간에는.
왜 20대가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지, 그들의 고통과 상처를 이해하면서 최대한 그들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정치의 재구성, 민주개혁진영의 집권에 심정적, 실질적 지분을 가질 수 있도록 할 방법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협치>를 고민하는 자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는.
그리고 지금 한번이 어렵습니다. 최초가 어렵습니다.
상상해보세요.
지금 20대의 협치가 성공한다면, 이 협치의 경험은 10년 후의 20대, 20년 후의 20대의 삶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협치의 근거, 성공사례가 될것입니다.
20대를 위해서 문정안경 (문재인 정치, 안철수 경제)의 협치 모델이 최선이다. 박정안경(박근혜 정치, 안철수 경제)도 생각은 해봤습니다만, 글쎄요. 박정안경이 불가능 하다는 것을 우리들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지 않습니까?
경제민주화라는 개념조차 받아들이지 못하는 새누리당과 그 지지자들의 독점욕망.
제 2인자를 용납하지 않는 박근혜 개인의 품성.
하여 박정안경은 안철수를 들러리로 전락시키는 것으로 끝나고 말 것입니다.
문재인 – 풍부한 국정경험, 20대의 신뢰는 아직 부족
안철수 – 국정경험의 전무함. 경제적 성공 경험, 20대의 신뢰와 지지
그보다는 문정안경이 서로의 부족함과 모순을 충족시켜주면서, 20대가 안철수를 통해 정치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데 도움을 주리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구체적인 행동) 그럼 우리들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 지금 이 순간.지금 단계에서 평범한 우리들은, 지극히 평범한 일을 하면 됩니다.
우리 사회에는 협치에 대한 사회적 공동자산 – 이야기 모델이 없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럼 만들어야 합니다.
협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합시다. 불안하니까, 두려우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으면 그럴수록 이야기 합시다. 블로그도 좋고, 댓글도 좋고 카카오톡도 좋습니다. 친구들과도 이야기해보십시오.
“야 나 문재인이랑 안철수가 연대하면 어떨까 생각해봤는데 말이야.”
“둘이 같이 정부를 꾸리면 문재인이 대통령 하는 게 좋을까? 안철수가 대통령 하는 게 좋을까?”
이런 식의 상상력도 좋습니다.
지금은 이런 이야기를 편안하게 해야 할 시점입니다.
이야기의 임계질량 (Critical Mass) 라는 개념입니다.
문재인과 안철수가 협치를 하면 어떻게 될까
먼저 이야기하고, 먼저 상상 많이 합시다.
물이 100도에서 끓듯이 에너지와 상상력의 밀도가 아래로부터 높아지면 질수록, 협치의 임계질량을 우리 안에서 넘어서야 비로소 20대의 삶에 숨통이 트일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 지금 이 순간 20대 여러분이 할 일은
이야기하고 상상을 서로 나누는 것입니다.
<협치>를 <문정안경>을 끊임없이 이야기합시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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