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7월 17일
이명박의 역사적 종말
제98조
① 감사원은 원장을 포함한 5인 이상 11인 이하의 감사위원으로 구성한다.
② 원장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고, 그 임기는 4년으로 하며, 1차에 한하여 중임할 수 있다.
③ 감사위원은 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고, 그 임기는 4년으로 하며, 1차에 한하여 중임할 수 있다.
헌법에 의하면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도 전윤철 감사원장의 임기는 보장되어야 했다. 그러나 헌법을 위반한 것은 누구인가? 전 정권이 임명했다는 이유로 "정치적 의도"로 내쫓은 것이 이명박의 청와대다. 헌법조차 제마음대로 어기는 세력들이 국가기록물법을 운운하는 것이 참으로 옹색하고 초라하다.
이번 승부에서 승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이걸 깨닫지 못하는 것이 이명박과 그의 멍청한 참모들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제 합법적으로 기록을 보유할 것이다. 그것은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이 보장하는 방식이다.
1) 노무현 대통령은 봉하마을에 있는 서버와 관련 DATA 일체를 국가기록원에 제공한다. 가지고 가라고 하던지 보내주던지 한다.
2) 1)이 끝난 뒤 노무현 대통령은 아래의 법률에 의거 봉하마을에 (자신이 기부체납하는 형식으로) 제 2의 개별대통령기록관 설치를 추진한다.
제25조(개별대통령기록관의 설치 등)
①중앙기록물관리기관의 장은 특정 대통령의 기록물을 관리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개별대통령기록관을 설치할 수 있다.
②개인 또는 단체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특정 대통령의 기록물을 관리하기 위한 시설을 건립하여 「국유재산법」 제9조에 따라 국가에 기부채납하는 경우에는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를 제1항에 따라 설치한 개별대통령기록관으로 본다.
③중앙기록물관리기관의 장은 개인 또는 단체가 국가에 기부채납 할 목적으로 특정 대통령의 기록물을 관리하기 위한 시설을 건립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필요한 경비의 일부를 예산의 범위 안에서 지원할 수 있다.
④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개별대통령기록관의 장은 당해 대통령기록물에 대하여 제22조제2호부터 제8호까지의 규정에 따른 업무를 수행한다.
⑤제2항에 따라 개별대통령기록관을 설치하는 경우에 해당 전직 대통령은 그 개별대통령기록관의 장의 임명을 추천할 수 있다.
3) 봉하마을에 설립된 개별대통령기록관에 자신이 원하는기록을 복사해서 비치해 줄 것을 요청한다.
4)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마음껏 이용한다.
자. 이 형식을 취했을 때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과연 국가기록원이 거부할 명분이 있겠는가? 더구나 대통령 기록물은 법률상 공개가 원칙이다. 어라. 이거 뭐야? 소동은 잔뜩 벌였는데, 노무현 대통령은 다시 자신이 원하는 기록물을 보유하게 되다니?
그렇다. 이 헛소동을 벌이기 전 더 쉬운 압축적인 해결책이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서버를 국가기록원이 인수해 형식적으로는 국가기록원 소유로 하고, 국가기록원이 관리자 한명을 봉하마을에 파견해서 서버를 관리하는 정도의 행정 처리 즉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하면 될 문제다. 그러니까 법도 지키고 예우도 보장하는 아주 쉽게 끝날 문제를 여기까지 끌고 온것이다.
진짜 법으로 하면, 법에 더해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요구하면-
결국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긴다. 자료는 합법적으로 다시 노무현 대통령에게 되돌아 간다.
이명박이 뭘 얻었나? 법적인 절차는 준수된 법치의 강조? 헌법도 제 당파의 이익을 위해 마구 위반하는 청와대가 한 일에 어떤 국민들이 법의 엄격함을 두려워하고 인정하겠는가?
좀 더 근본적인 이야기를 하자.
역사는 이명박 따위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무서운 것이다.
선조수정실록이라는 역사서가 있다. 원래 선조실록이 광해군때 북인 세력이 주도하여 편찬되었기에, 인조반정 후 집권한 서인정권이 실록을 말 그대로 수정하여 효종 조에 완성한 것이다. 왕조시대 한 정파가 정치적으로 득세하고 몰락하는 것이 모두 과거의 기록에 근거했던 것이 비일비재했던 만큼, 새로 정권을 잡은 세력이 과거에 내려진 정치적 평가를 뒤집고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욕구를 이기지 못하는 것은 인지상정일지 모른다. 그러나 특정한 정치적 의도에 의해서 역사서를 다시 쓰더라도 옛 사람들은 중요한 원칙은 지켰다. 조상들은 선조수정실록을 새로 내놓았다고 해서 옛 기록을 없애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들은 선조실록과 선조수정실록을 함께 내놓음으로써 뒷사람들에게 '비교할 근거'를 남겨두었다.
이는 새 정권인 우리가 정리한 역사서가 과거 세력이 정리한 역사서보다 얼마나 더 잘 되었는지 역사와 후손 앞에 떳떳하다는 자신감의 발로일 것이다. 또한 과거 정권이 얼마나 정당성이 없고 무뢰한 세력이었는지, 입증하는 데 후대의 정권이 정통성 있는 방식(역사대 역사의 대결 방식)으로 표현하는데 긴장감을 가졌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우리가 사관 노무현에게 "자신이 직접 만든 국가기록"을 편리하게 열람할 권리를 넓게 해석하지 말아야 할 이유란 없다. 노무현에게 그가 원하는 모든 것을 주고 그 댓가로 <최고 수준의 역사적 회고록>을 뽑아내는 것이 우리 공동체의 진정한 이익이다. 그래서 노무현이 만들어 낸 회고록에 근간한 '역사서'와 이명박 행정부가 '노무현 시대를 일방적으로 평가한 역사서'가 공존하는 것. 그것을 서로 비교하면서 우리 후손이 얻을 수 있는 막대한 이익을 생각한다면-
이토로 중요한 역사적 이익을 <당대의 당파성>에 함몰되어 보지 못하는 세력이라면-
사실상 '반 역사주의' 세력이라고 간주해도 좋을 것이다.
역사적 평가라는 중요한 기준에서 이명박 세력이 노무현 세력에 패했다. 그것은 <당대의 당파성>에 눈이 멀어서, 몇십년 아니 몇년 뒤에 자신들이 어떻게 평가될지 모르고 한 어마어마한 실수다.
그 실수는 부메랑이 되어 목을 칠것이다. 더디고 느리고 허술해 보여도.
과거를 돌아켜보고 현재의 태도를 결정하는 인간의 문명이 쇠퇴하지 않는 한 역사만큼 무서운 것은 없다.
# by | 2008/07/17 03:09 | [:PeN:] | 트랙백 | 덧글(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