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겠습니다.


시민주권운동을 지지하는 분들께 [:시사글:]

시민광장에서 글을 읽다가 마케터님이 제기한 시민조합운동과 유사한 것으로 보이는 시민주권운동에 대한 글들이 있어서, 내 생각을 좀 더 보강해 둔다.

우선, 나는 시민주권운동이건 시민조합 운동이건 반대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이번 서거 이후에 다양한 노력과 시도가 시민들로 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다만 내가 경계하는 것은 오로지 한가지 해결책 - 즉 만병통치약적인 대책 하나로 지금 우리와 우리 공동체의 문제가 해결될것이라는 '환상'은 하지 말자는 것이다.  나만 하더라도 노무현 세력의 갈길은 크게 2가지로 보고 있는데, 하나는 노무현 재단과 하나는 정당활동이다. 사실상의 투 트랙 전략이다.

그러니 시민주권운동은 이것이 노대통령의 유지라고 주장하시는 분들 말대로 결국 유시민 단독이 아니라 노무현 브랜드를 관리하는 '노무현 재단'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과제다.

유시민이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르지만, 시민주권운동을 자신의 미래라고 생각한다면 '노무현 재단'의 활동가로 일하는 것이 최선이다.  또한 설령 유시민이 이런 선택을 한다고 해서 내가 비난할 생각은 없다. 그가 무슨 삶을 살던 나는 그를 응원할 것이다. 따라서 내가 생각하는 최선은 노무현 재단과 정당참여는 병행되어야 하고, 양쪽 모두 성공하는 것이 정말 성공하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할만한 기사 하나를 소개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만들기의 밑거름이 됐던 미국 진보운동가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1일부터 사흘 동안 1천여명의 진보운동가들이 워싱턴 시내 옴니쇼어햄 호텔에 모여 ‘이젠, 미국의 미래야!’(America’s Future Now!)라는 이름의 대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오바마의 당선으로 진보적 의제 달성의 호기를 맞았다며 이제 미국은 중도 또는 중도좌파국가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까지 민주당 전국위 의장으로 활동했고, 진보서적을 판매하는 ‘프로그레시브북클럽’의 이사회 의장으로 변신한 진보 정치인 하워드 딘은 “오바마의 당선은 시작일 뿐 끝이 아니다”라며 “워싱턴의 구시대 정치가 오바마의 진보적 목적 달성을 막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우리 진보진영에 달렸다”며 목청을 높였다. 회의를 주최한 ‘미국의 미래를 위한 캠페인’의 로버트 보로사주 공동대표는 “보수주의자들이 지리멸렬하고, 진보주의자들은 어느 때보다 잘 조직돼 있다”며 “1960년대 이래 진보개혁의 가장 위대한 시기를 맞았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미국을 되찾자’(Ta ke Back America!)는 이름으로 5차례 열렸던 이 모임이 올해부터 ‘이젠, 미국의 미래야!’로 바뀐 것도 진보진영의 자신감을 반영한다. 조지 부시의 집권으로 진보적 변화의 전망이 보이지 않던 2003년 시작된 이 모임은 진보진영의 조용한 정책회의로 시작됐지만, 해를 거듭하면서 미국내 좌파들이 결집하는 장으로 변모했다. 마침내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후보들이 이들이 요구하는 전국민의료보험과 에너지 독립, 이라크 철수 등의 진보적 의제를 받아들였고, 오바마의 당선이라는 결실을 보게 됐다. 그러나 이들이 오바마 행정부에 마냥 지지만 보내는 것은 아니다. 일부 참석자들은 아프가니스탄 증파, 관타나모 군사재판의 존속 등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냈다. 온라인 진보운동단체인 무브온의 일리즈 호그 캠페인국장은 “좌파가 오바마에게 줄 수 있는 최대의 선물은 활기차고 목소리 큰 진보운동”이라고 말했다. 진보운동 지도자들은 클린턴 행정부의 의료보험 개혁 실패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진보운동단체들이 8200만달러를 모아 전국민의료보험 도입을 위한 운동을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집권 이후 미국 진보운동은 스스로 변화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한겨레 2009년 6월 2일)


시민주권운동의 구체적인 방법론이 무엇인지는 아직 제시되지 않고 있다. 다만 연설이나 강연 등 국민에게 호소하는 일견 순진한 캠페인으로 국민의 각성이 일어날꺼라는 환상을 미국의 진보 시민단체는 하고 있지 않다. 더구나 한국의 진보진영엔 이런 캠페인에 호응해줄 신뢰도 높은 미디어도 없다. 따라서 미국의 진보단체는  특정 정치세력의 정권 교체를 지지하고 싱크탱크 수준으로 활약하는 형태로 나아가고 있다. 

이것이 지구 위의 다른 국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재 시민운동의 진화 수준이다. 자신들의 비정치적이상을 우호적인 정치권력과 결합해서 달성하지 않으면 얻을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 수준으로 진도를 나가고 있다.

그러므로 시민주권운동을 말하는 분이 어떤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할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명망가(유시민)를 내세운 대국민 캠페인으로 국민적 대각성을 이루자거나, 우리도 미디어를 가지자는 생각은 약간 구태의연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인류의 다른 국가에서 시민운동은 이미 그단계를 넘어서지 않았는가.

그러니 보다 발전적 논의를 위해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방법론의 제시를 요청드린다.

PS. 무가지를 만들자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무료로 나누어주는 대신 무가지의 수익모델은 100%  광고이며, 무가지 기사는 따라서 연합뉴스와 광고주가 써달라고 하는 광고성 기사로 구성된다. 무가지는 미디어로써의 역할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광고지로써의 가치를 수행한다. 재벌총수들조차 문상에 눈치보는 상황에서 노무현 가문의 무가지에 광고를 할 정도로 소신있는 광고주는 없을 것이므로, 무가지 언론 창간 아이디어는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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